충남 당진 성묘

                              옛날에 옛날에

                                                       고 상 원

옛날에 옛날에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주머니

우리가족 오손도손 살면서

할아버지는 흰 수염 휘날리며

고씨마을 휘젖고 다니셨고

우리들은 앞마당 뒷마당에서 코피 터지게 놀았구려

 

옛날에 옛날에

일구시던 텃밭은 주인을 기다리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주머니 형님은

뒷동산에 누워계신 채

도란도란 모여 계시는구려

 

옛날에 옛날에

손재주 뛰어나고 도장 잘 파는 벙어리 형님이

늘 어린 맘으로 잘 어울렸는데

형님 집은 열쇠만이 지키고 있구려

날 부르는 외침 귓가에 맴들고 있구려

 

한 세대만 살까 말까한 집집마다

연한 신음 소리만 들리는구려

소리 없이 시퍼렇게 울고 있는

오봉저수지의 물결이 보이는구려

낚시꾼만 고향을 낚고 있구려

 서해대교 행담 휴게소

 

 겟벌이 매립 되어 바지락 굴 놀이터가 사라졌고 그고운 해초도 묻혔다

 

 삽교천 방조제 놀이공간엔 함상공원과 먹걸이가 즐비하다

옛날엔 흰 돗단배가 파도를 갈랐고 갯물이 빠질 때

장어 메기를 손으로 잡고 장터엔 꽃게가 쌓였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께 절 하고

꽃무릇을 심었다

앞으로 이곳에 꽃무릇과 철쭉 장미가 어우러 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