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강 백리길 암사동에서 행주산성까지

한강 백리길 사진전

kk고상 2008. 10. 12. 05:39

 

                                   행복한  하루

                                                        逸麗

 

 

과거는 앞길을 막고

짙은 안개는 걷히지 않는데

거대한 한강이 길을 열어줍니다

동쪽나라 암사동에서 서쪽나라 행주산성까지

거룩한 한강은 바로가지 않습니다

힘들고 어려우면 돌아가고 쉬어가는

즐거운 눈동자 잊을 수 없습니다

더 낮은 자세로 더 가난한 걸음으로 갈수록 행복하답니다

힘들어 했던 억새도 행복하답니다

가끔 아파트 숲에서 슬픈 소리 들리지만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행복하답니다

가을 타는 북한산도봉산아차산남산관악산북한산

눈동자도 행복해 합니다

풍요한 가을 눈동자는 굽이굽이 굴러갑니다

인간이라 이 가을 눈동자 앞에 쓸쓸함을 보여줍니다

인간이라 이 풍요 앞에 가난을 호소합니다

인간이라 이 행복 앞에 초라함을 호소함니다

걸으면 걸을수록 다리는 무겁고 발바닥은 아프지만

행복의 색깔은 짙어만 갑니다

행복은 바로 오지 않습니

힘든 고비 뚫고 찾아온 행복은 잊을 수 없습니다

굽이쳐 온 행복은 영원하고 바로 온 행복은 찰라입니다

행복은 찾아가야합니다

굴러온 행복은 찰라입니다

오늘은 행복한 날입니다

내일은 청와대 뒷산 백악마루에 도라지를 심겠습니다

 

평생 한 번은 걸어봐야하는 곳

세계 5대 도시중 하나의 젖줄 한강을 끼고 걸었다

장장 10여시간 휴식시간 30여분 빼고 걸었다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가을하늘과 한강은 한 폭의 양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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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세로 가난한 걸음으로

거대한 서울을 바라보며 두근두근

암사동 건너편 워커힐

다리 사이로 종합운동장

멀리 삼각산

강물은 절대 바로가지 않고 굽이굽이 돌아 여유롭게 흐른다 

 

 

 

 

 

 

 

 

 

 

 

 

 

 

 

차창밖의 풍경과 걸어서 보는 풍경은 틀리다

살아있는 풍경이고

 

 

 

 

 

 

 

 

 

 

 

 

눈 앞에 있는 손에 잡힐 듯한 남산이더라

다 내소유다 

 

 

 

 

 

 

 

 

 

 

 

 

 

 

 

 

 

 

 

 

 

 

 

 

반포대교를 지나 이촌동에서

도시락을 꿀맛으로 먹는다

오후 2시 정도에 걷기 5시간 째다 

발은 부르트고 쑤셔온다

목은 타고 이제부터 정신력이다

역시 이 행복은 댓가를 치러야하나 

 

 

 

 

 

 

 

 

 

 

 

 

 

 

 

억새의 격려와 미소 덕에

아픈다리로 잘 걷는다

젊음을 바쳤던 여의도를 본 순간

공수래 공수거가 생각나고

국회를 본 순간 울화통이 터진다

제발 당리당략 보다

낮은자세로 백성을 섬기길 바란다 

 

 

 

 

 

 

 

 

 

 

갑자기 어둠에 싸이고 황혼은 찾아온다

쓸쓸함과 피로가 다가온다

인생의 길고 찰라의 우여곡절이 막을 내리 듯

지친 내모습이지만 승리 성공은 값지다

 행복에 아직도 지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