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가을남자

kk고상 2016. 11. 6. 09:11

가을남자

     고상

 

1

시퍼렇게 푸르렀던 가을남자야

가슴과 영혼을 물들이며

오색치마 두른 계집애로

날아라

뛰어라

남남북녀 상봉하라

떠나기 전

황홀한 인사하는

멋지고 진실한 놈

속이 깊다

겉과 속 함께 곱다

오색으로 올곧다

아사달 아침부터

황홀하게 유혹하는 나쁜 놈

청춘일 땐

시침이 떼고 있다

헤어질 때

목숨 주고

질투 주고

줄 건 다 주고

해탈하고 가는

이쁜 놈

2

울고 싶다

붙들고 싶다

오색 영혼에 비친

그대의 속살

천하제일 이다

3

청춘 때는 씩씩한 날이 섰다

익을대로 익고

물들대로 물들고 가는

멋진 놈

잘 가거라

물씬 빠지게하고 가는

못된 놈

또 오거라

4

거지나무가 황제가 되다니

여왕이 되다니

가을 주인공이 되다니

착하고 예쁜 놈이 되다니

그대는 하늘이 내린 천녀다

나에겐 하늘이 하사할 것 없으니

부럽기만 한 아사달

5

거칠게,

푸르게,

성깔찬 마음을

아름다울 록음으로 불러

모두의 심금을 울리고 가는

멋진 가수, 가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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