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덩이
바보 할비 고상
집안이 훤하다
새벽 달덩이가 집 안에 떠서
달덩이 안엔 은도끼는 없고
흑진주 눈망울이 빛나다
달덩이는 기분이 좋아 옹알옹알 하며
집안 구석구석을 비추다
새벽에 참새와 찌빠꾸리가
연신 달덩이 앞에서 환영 노래를 부르더니
급기야 오색딱따구리가 빈 하늘을 가로 지르며
축하비행을 하다
달덩이가 귀하신 몸인가 보다
문밖을 나서면
도라지꽃이 길 양 옆에서 웃음꽃 피니
달덩이는 손을 내밀고
그윽한 미소 향기 뿌리다
흑진주를 달고 있는 달덩이
많은 추억 뿌리고
다섯 번째 할비 집 나들이는
2박 3일로 끝나다
가슴에 늘 달덩이는 머무르겠다
흑진주 눈망울이 눈에 선하다
천진난만 향기
할미 사랑 향기
행복 향기
가득 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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