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가을이 오다
나무 고상원
몸서리치게
무덥고
장대비 내리더니
밤송이 주렁주렁 열리고
머루는 수줍게 어느새 익어가네
햇볕이 따가울수록
이른 아침 마다 귀뚜라미는
가을의 노래 합창하니
꼬추는 빨갛게 물들고
석류는 붉어지는구나
행복한 들판의 벼이삭은
황금 빛으로 물들어
풍요로 들떠 있구나
물단풍
하늘단풍
마음 단풍까지
다 울긋불긋 물드니 어쩌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굶주리는 사람에게
작은 보시 하나 하여
나도 작은 풍요 누려야겠다
결실의 가을 누비는
꼬추잠자리
파란 하늘에 춤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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