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소시집
4 월
逸 麗 고 상
꽃들의 눈망울 앞에서
어른아, 아기 되어 아장아장 걸어라
어른아, 아기 눈망울 되어
초롱초롱 뛰어라
피가 끓고 어지러워도
살아가기 힘들어도
4월의 아기 되어
눈을 뜨고 날아라
어른이 아기로 사는 4월
거지가 사라졌구나
늙은이가 사라졌구나
살아 있음에 고마워
피가 끓고 솟구쳐도 어른은 아니고
4월은 아기 눈망울로 사는구나
질투하는 바람도 구름도
다시 태어나 아기눈망울로 사는구나
제34소시집
나는 봄마다 미친다
逸麗 고 상 원
나는 봄마다 미친다
직바구리 구애에 미친다
진달래 미소에 미친다
돌단풍 손사래에 미친다
소나무의 깊은 뜻에 미친다
솔잎의 진실한 대화에 미친다
솔의 속뜻에 미친다
꽃의 나눔에 미친다
흐르는 백담물의 구애에 미친다
창밖햇살의 구애에 미친다
지붕 너머 해와 속삭일 수 있어 미친다
고향과 속삭일 수 있어 미친다
처녀치마꽃과 속삭일 수 있어 미친다
암꽃그이와 속삭일 수 있어 미친다
속리산과 속삭일 수 있어 미친다
나와 또 다른 나와 속삭일 수 있어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