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소시집
여 름
逸麗 고 상 원
뜨거운 생명의 낭만이 소용들이 치는 여름이다
낭만의 색깔 또렷하다
낭만이 물 오른 나도 색깔이 있을 것이다
낭만의 열매 위대하게 승리하는 여름이다
여름이 주는 위대한 선물이다
강한 자는 자기 색깔로 익어가고
약한 자는 죽어가는 여름이다
한낮 더위 파도 타며 여름 음미하는 참매미
울 때마다 서늘하다
여름마다 음지 실어줘 고맙다
음과 양이 가장 잘 어울리는 여름이다
음의 소중함을 깊이 깨닫는 여름이다
음지의 색깔로 처음 익어가는 여름이다
치열한 소용돌이를 이겨낸 녹음이 빛나는 여름이다
치열한 소용돌이 속에 잉태한 벼이삭이 빛나는 여름이다
소용돌이가 주는 승리자의 색깔이다
소용돌이가 주는 열매는 음과 양의 깊은 조화다
낮과 밤의 굵은 조화다
음지가 주는 마지막 선물이다
음지가 없으면 타들어간다
치열한 여름이 깊고 굵다
뜨겁게 접촉하는 산야에서 시들어가는 나를 바라보고
달리는 기차에서 발버둥 치니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