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 중성문 거처 노적사 입구 지나
10여분도 채 안가는 길목에서
귀한 손님
며느리 밥풀 두 그루를 만나다니
목이 메인다
옛날 어느 곳에 마음씨가 곱고 효성스런 며느리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어찌나 성질이 까다롭고 앙칼진지 틈만 있으면 며느리의 흠을 잡아 구박을 했지요. 며느리는 그래도 그것을 잘 참고 견디었습니다.
하루는 아침밥을 짓다가 뜸이 들었나보려고 밥알을 몇 개 떠서 입안에 넣고 씹어 보았습니다. 이것을 시어머니가 보았는지 "저런, 어른들이 밥을 먹기도 전에 제 입에 먼저 밥을 처먹는구나!" 하고 소리를 뻑 질렀습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말에 주춤했어요. 그리고 공연히 죄를 지은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시어머니는 그래도 속이 풀리지 않았는지 방망이를 들고 나와 며느리를 마구 때렸습니다.
"도대체 너 같은 며느리는 소용없으니 나가라, 나가!"
시어머니는 눈에 불을 쓰고 고래고래 소리쳤습니다. 며느리는 말대꾸한다고 할까봐 아무소리도 못하고 맞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마침내는
"어머니 잘못했어요."
"뭐라고, 듣기 싫어!"
"어머니 용서하세요."
그만 울어 버렸습니다. 너무나 어이가 없고 억울했습니다. 잘해도 타박, 못해도 타박이었지요. 며느리는 지금까지 참고 참아 온 울음이 그칠 줄을 몰랐습니다.
"아니, 울긴 왜 우냐? 무엇을 잘 했다고 우냐?"
이번에는 운다고 역정이었습니다. 며느리는 너무 슬프고 슬퍼서 울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왜 우느냐 말야?"
시어머니는 다시 방망이를 휘둘렀습니다. 며느리는 시집살이를 일년도 못하고 그만 죽고 말았지요.
이듬해 봄이었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며느리의 무덤에 잔디가 파랗게 자라고 거기에 이름 모를 이상한 꽃이 피었습니다.
"이게 대관절 무슨 꽃일까?"
"글쎄... 참 이상한 꽃도 다 보겠네!"
나물 캐러 온 처녀들이 며느리 무덤에 피어 있는 꽃을 보고 한마디씩 했습니다.
이때 누군가
"응, 이건 꼭 밥풀을 묻은것 같은데?"
하고 말하니까, 또 누가
"글쎄, 밥풀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며느리의 넋이 꽃으로 피어난 모양이에요"
"정말 그런가봐."
하고 말했습니다.
그리하여 며느리 무덤에 피어 있는 꽃을 사람들은 며느리밥풀꽃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현삼과(玄參科 Scrophulariaceae)에 속하는 약 35종(種)의 반기생성 풀로 이루어진 속.
북반구 온대지방의 곳곳에서 자라고 있다. 잎은 마주나며 잎가장자리가 밋밋하다. 꽃은 총상(總狀)꽃차례를 이루는데, 꽃차례는 잎겨드랑이나 가지 끝에서 만들어진다. 이 꽃차례 밑에는 잎처럼 생긴 포(苞)가 몇 장 달리며, 포 아래쪽에는 가시 같은 돌기들이 나 있다. 꽃은 통꽃이나, 꽃부리가 위아래 2갈래로 갈라졌으며 납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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