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초가을
또 찾아온 고귀한 나의 벗
옷깃 여민다
제32소시집
가 을
逸麗 고 상 원
가을,
이곳이 정상이고 그대는 정복자이니
하늘을 향하여 고개를 들라
악다물고 살았던 세월은 아름다운 추억이니
떳떳이 고개를 들라
정상까지 따라온 잡초는 살려주자
정상에서 물어뜯는 벌래도 살려주자
이들은 운명적 만남이고 축복해주는 자들로 여기자
하늘이 열리고 길이 트이는 날
삼족오가 날아와 실고 가면
만주벌판 호령하고
바이칼호 거쳐 천산까지 한민족 축제를 여는
태평소와 눈물의 피리를 불자
결실,
허리를 피고 고개를 들라
일만 하는 할머니 등 깨워라
억새도 고개 들고 꽃이 핀다
쑥부쟁이도 맑은 하늘 물고 꽃이 핀다
정상까지 피멍 들도록 기어온 물봉선도
햇살 물고 마중 나와 있다
가을,
두려워말고 먹구름 타고 노를 저어라
흔들려도 꽃은 피고 결실은 맺는다
포도송이 구름이 몰려오면 함께 저어라
가을은 고행의 결실이다
가을은 들국화 핀 평화와 공존이다
승무와 같이
고귀한 멋이 풍기는
여름에 핀 난초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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