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이 친구가 되어
소매를 잡는다
하루는" 아이 추워"하고 속삭인다
하루는 " 나 미쳤어"라며 얼굴 숙인다
빗물이 차분히 가을 내려놓고
하루는 "정 들었어' 묻는다
가을 울음
逸麗 고 상 원
느티나무 이파리가
가을하늘에 물감을 칠할 때
꼬리 긴 찬바람 막을 길 없어
더욱 쓸쓸함을 더하는데
토옥 웃음 터트려주는 사람
어디 없을까
산과 들이 영글고
하늘이 나오라고 외칠 때
따뜻한 입맛 돋구어주는 사람
어디 없을까
단풍은 꽃이고 열매라고 깨달을 때
꽃과 열매 갖다 주는 사람
어디 없을까
열매가 점점 달게 익어 가는데
하늘 비치는 우물 찾아주는 사람
어디 없을까
혼자가 쓸쓸하지 않은
탐스런 열매라고 깨달을 때
나도 혼자라고 달려오는 해와 달 같은 사람
어디 없을까
가을 울음 들으며
아름다운 마침표 때릴 때
해와 달도 혼자라고 깨달아주는 사람
어디 없을까
* 2007년 히말라야 안나프르나 트렛킹에서
자연을 노래하는 민족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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