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행

빗물이 친구가 되어

kk고상 2010. 9. 12. 07:23

 

빗물이 친구가 되어

소매를 잡는다

하루는" 아이 추워"하고 속삭인다

하루는 " 나 미쳤어"라며 얼굴 숙인다

빗물이 차분히 가을 내려놓고 

하루는  "정 들었어' 묻는다

 

 

 

 

 

                                                            가을 울음

                                                                            逸麗 고 상 원

 

 

느티나무 이파리가

가을하늘에 물감을 칠할 때

꼬리 긴 찬바람 막을 길 없어

더욱 쓸쓸함을 더하는데

토옥 웃음 터트려주는 사람

어디 없을까

산과 들이 영글고

하늘이 나오라고 외칠 때

따뜻한 입맛 돋구어주는 사람

어디 없을까

단풍은 꽃이고 열매라고 깨달을 때

꽃과 열매 갖다 주는 사람

어디 없을까

열매가 점점 달게 익어 가는데

하늘 비치는 우물 찾아주는 사람

어디 없을까

혼자가 쓸쓸하지 않은

탐스런 열매라고 깨달을 때

나도 혼자라고 달려오는 해와 달 같은 사람

어디 없을까

가을 울음 들으며

아름다운 마침표 때릴 때

해와 달도 혼자라고 깨달아주는 사람

어디 없을까

 

 

 * 2007년 히말라야 안나프르나 트렛킹에서

 

자연을 노래하는 민족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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