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소시집
산을 갖는다• 66
좋아서, 봄의 소리 좋아서
안나프르나 향기 맡고
안데스산맥 눈에 선해
신비한 처녀치마 꽃 그리워
산 속으로 빨려간다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날 선 겨울은 떠나지 않았는데
황사는 목을 죄고 있다
의상봉 용혈봉 용출봉 증취봉 나월봉 나한봉
떨고 있다
태고사 앞마당
보우대사* 깨운다
시련과 고난을 딛고 핀 들꽃은
언제나 신비롭고 아름답다 하신다
분명 꽃은 피고 봄은 오는데
힘들게 올수록 좋고
그냥 오면 싱겁다고 웃으시며 돌아가신다
작은 시련과 고난에 쓰러지고 피하는 우리네 삶이 부끄럽다
올 겨울 힘든 물살이 왔는데
얼마나 신비로운 얼굴로
처녀치마 꽃은 올지 떨린다
분명 위대한 빛깔이다
*고려말 (1301~1382) 태고국사
2011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