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소시집
5월은 가고
활짝 핀 5월
수리부엉이는 새끼를 키웠다
참매도 새끼를 키웠다
새들은 새끼를 키웠다
산은 나무를 키웠다
나무는 꽃을 키웠다
꽃은 열매를 키웠다
5월은 희망을 키웠다
5월은 믿음을 키웠다
5월은 산을 키웠다
5월은 사람을 키우지 않았다
사람은 색깔을 잃었다
5월은 가고
사람이 5월을 버렸다
나는 믿음을 잃었다
나는 뜻을 잃었다
나는 산을 잃었다
능소화는 유리창을 타고 뜻을 키웠다
나는 능소화를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