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연나라 갤러리/시와 사진

살구가 익어갈 때

kk고상 2011. 6. 14. 18:41

 

제40소시집

 

살구가 익어갈 때

 

 

 

 

살구 열렸을 때

젊은 비구니 스님 목구멍

비치고

푸른 산 옆구리 내미니

 

젊은 이규보선생

모시고

살구나무 정자에서

푸른 시 주고받으며

술 한 말 마셨다네

 

살구 오롯하게 익어갈 때

처음사랑은 익지 못하고

추억의 다리 내미니

 

문자 받지도 않는 순이에게

하루 종일 문자 보내고

천수삼계탕 집에서 울먹이며

홀로 인삼주만 마셨다네

 

살구 익었을 때

송강 정철선생 모시고

산을 던졌다 품었다하며

 

밤새 술과 함께 지내고

용산역에서

장항선 기차표 끈었다네

할머니가 주셨던 막걸리 그리워서

처음사랑 순이도 그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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