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소시집
살구가 익어갈 때
살구 열렸을 때
젊은 비구니 스님 목구멍
비치고
푸른 산 옆구리 내미니
젊은 이규보선생
모시고
살구나무 정자에서
푸른 시 주고받으며
술 한 말 마셨다네
살구 오롯하게 익어갈 때
처음사랑은 익지 못하고
추억의 다리 내미니
문자 받지도 않는 순이에게
하루 종일 문자 보내고
천수삼계탕 집에서 울먹이며
홀로 인삼주만 마셨다네
살구 익었을 때
송강 정철선생 모시고
산을 던졌다 품었다하며
밤새 술과 함께 지내고
용산역에서
장항선 기차표 끈었다네
할머니가 주셨던 막걸리 그리워서
처음사랑 순이도 그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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