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소시집
밤꽃과 벼가 열애하다
다랑이 언덕에 밤꽃이 필 때
벼도 웃음꽃 피고
알밤 열릴 때
벼도 익어
농부가 맺어준 순한 사랑
천생연분이다
마주보며 함께 살고 열애하는 사이
천생연분 인연이다
논배미에 열애하는 밤꽃이 비칠 때
해오라기 한 쌍 얼신거린다
녹색 향연 다 지나갔는데
언덕과 논배미를 연초록으로 물들인
착한 색깔
농부의 마음이다
천생연분인데
하룻밤도 함께 할 짝이 없는
애타는 노총각 농부마음이다
알밤 툭 터져 나오고
출렁이는 황금들판 그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