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소시집
살구가 익어갈 때
살구 열렸을 때
젊은 비구니 스님 목구멍
비치고
푸른 산 옆구리 비칠 때
젊은 이규보선생
모시고
살구나무 정자에서
푸른 시 주고받으며
술 한 말 마셨다네
살구 오롯하게 익어갈 때
처음사랑은 익지 못하고
추억의 다리 내미니
문자 받지도 않는 순이에게
하루 종일 문자 보내고
천수삼계탕 집에서 울먹이며
홀로 인삼주만 마셨다네
살구 익었을 때
송강 정철선생 모시고
산을 던졌다 품었다하며
밤새 술과 함께 지내고
용산역에서
장항선 기차표 끈었다네
할머니가 주셨던 막걸리 그리워서
처음사랑 순이도 그리워서
제35소시집
장미의 눈물
기다릴 줄 알고 사랑을 깨달은
천 길 낭떠러지 푸른 별이여
겨울이 가고 봄이 가는 동안
사랑의 광채 깨달았는가
밤새 비 먹은 이른 아침에
분명한 삶 누리고자
노라면 노랗고 하야면 하얗고
붉으면 붉은 눈망울 가진 푸른 별이여
거침없는 자기의사 존중 하는구나
깊은 사랑으로 광채 살아 있구나
아직 사랑하지 못하여
작은 사랑의 광채 곁을 떠날 수 없구나
뜨겁게 개인 이른 아침에
작은 그리움 찾는 향수 곁을 벗어날 수 없구나
사랑하지 못해 충혈된 눈물 모여드는구나
깊고 맑고 고운 눈망울끼리 마주치며 뭉치겠구나
벼랑까지 기다릴 줄 아는 유월에 핀 장미여
자기 색깔 선명한 사랑의 광채 빛나는구나
속을 열고 있는 유월의 사랑이여
기다림으로 사랑 받는 장미의 눈물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