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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세월

kk고상 2011. 7. 17. 05:03

                    

제41소시집

 

세월

 

 

 

 

거슬러갈 수 없는지 안다

산이 없어도 산 같이 흐르는지 안다

쓰러지고 뒤집어지며 흐르는지 안다

힘이 없어도 힘차게 흐르는지 안다

늙은이 버려두고 흐르는지 안다

 

 

얼마나 생각을 덜고 짐을 지고 세월처럼

철철 흘러야할지 캄캄하다

젊은이 늙은이 함께 손잡고

어떻게 유유히 흘러야할지 캄캄하다

세월은 자유방임주의자다

넘어지고 고꾸라져도 모른 채 세월은 철철 흐른다

 

 

세월은 생각의 거울이다

세월은 맑고 고운 空이다

세월은 생각의 끝에 있다

생각의 끝은 자아를 소멸하는 空의 실체다

그 실체는 영원히 흐르는

생각을 버리고 아집을 버리는 空이다

空은 대자연의 실체다

세월은 空의 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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