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소시집
분노의 끝은 미소다
一餘 고 상 원
황초롱이야 , 울지 마라
갈대가 다시 꽃 피면 들쥐는 돌아올 것이다
수달아, 죽지마라
기름탕물이 사라지면 누치는 돌아올 것이다
원앙새야, 새끼 잘 키워라
숲 밖으로 뱀이 사라지면
마지막 함박나무 고목 속에
귀여운 새끼들로 꽃 피리라
먼 항해 끝낸 벼랑의 파도야
조금만 숨 죽여라
바닷속 그물과 그물망에 지쳐
독기만 살아 있구나
벼랑에 와서 하늘로 너무 솟구치면
떨어질 때 맘 상한다
먼 항해 끝낸 성난 파도야
한 밤에 자고 한 낮에 일하며
넓고 깊은 삶 깨달으며 기쁘게 순항 하거라
장맛비가 끝나면 가을하늘이다
긴 어둔 밤이 지나가면 이침햇살이다
벼랑의 파도야
상처를 치료하면 새 살이 돋아난다
분노의 끝은 미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