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는 시선/뜻시

겨울

kk고상 2011. 12. 10. 07:16

 

제45소시집

 

겨 울

 

 

 

                                                                                             

 

 

한밤중 단풍 절정기에

천둥번개 치고 비바람 몰아칠 때

이미 겨울은 와있었다

순연 끊고 악연의 고리 이어갔고

온천지가 몸살로 가을은

절정에서 이별을 고했다

 

 

인연 끊지 못한 가을걷이로 집안은 가득하다

벼이삭은 핏기를 잃고 마주하고 있고

청 호박은 황금으로 뒤늦게 익어간다

일찍 거둔 대붕은 밤에는 달덩이로

낮에는 햇덩이로 찬 공기 달군다

 

 

마침내 겨울이 찾아와

땅은 얼기 시작하고 눈발 내릴 때

감국은 꽃 핀 채 겨울을 잠재우고

꽃 무릇 싹은 봄을 찾고 있다

 

 

모든 짐 내려놓고

마음의 눈 뜨니

마음의 텃밭 천지다

바알간 산수유열매 보면 산수유 키우고 싶고

순정 필 듯 말 듯 동백꽃 보면 동백 심고 싶다

찬 허공에 매달린 대붕 바라보면

잠자던 진리 가꾸고 싶다

 

 

따뜻한 겨울이다

여유로운 겨울이다

역경이 순경이다

육감이 뜻대로 돋아있다

 

 

겨울은 진리의 계절이다

죽어 있는 땔감이 불에 타면

무궁무진한 진리가 활활 타오른다

솔방울에도 수많은 진리의 뜻 맺혀 있다

언 육감에도 진리의 맛 돋아 있다

죽어 있는 거리에도 통통한 진리 무수히 깔려있다

 

겨울은 명상의 계절이다

겨울은 下心으로 태어나

下心 낳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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