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예당평야, 삽교호가 그리워 문산역과 파주역 사이 들을 홀로 걸었다
또랑에서 잘잘 거리는 소리 들을 때
횐 몸 팔딱 거리는 송사리 눈에 선하다
메뚜기가 펄펄 뛰고
뜸북이 한 쌍이 발자국에 놀라 날아간다
우렁과 참게가 이 안에서 득실거렸던 고향의 논이 생각난다
걷다가 더우면 멱을 감고 소곱장난했던 유년시절이 떠오른다
제52소시집
더위가 치열할 때
뻔뻔해진 더위
목에 걸렸다
더위로 숨을 조일수록
결실의 물결 일 것이다
이삭의 물결, 낱알의 물결
더위를 넘어설 것이다
산고를 키우는 더위에
말매미는 기다렸다는 듯 환호성이다
밤마다 귀뚜라미는 벌써 탄생 축가다
들로 달려가
산고의 고통 나누고 싶다
낱알의 춤 , 눈에 선하다
풍요의 노래, 귓가에 선하다
황금들, 미치게 달려온다
더우면 더울수록
소롯이 찾아오는 오곡의 탄생
하늘의 힘이다
익는 것도
하늘의 힘이다, 다 태어나면
오곡이 고개 숙일 것이다
바로 下心이다
더우면 더울수록
새로운 결실의 세상 올 것이다
下心의 세상
풍요의 세상
할머니가 내 손자하시며 업고 다니셨던 들길이 생각난다
두루미가 목이 빠져라 나를 기다렸나
한참 더위에 시달릴 때
벼이삭은 패서
위대한 합창곡 불러
고맙고 감격하여
발걸음 멈추고 우뚝 바라본다
된장 담그는 콩인가 반갑다
흑미 벼가 팼다
발걸음이 무겁다
떠나지지 않는다
옛것 대로 고스란히 간직한 들
두루미, 뜸북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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