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소시집
가을수채화
고 상 원
기쁘게 맑게
노랗게 수줍게
붉게 곱게
빨갛게 미치게
빨주노초파남보 영혼 속으로
고흐는 자연의 혼을 그리다
껍데기만 쳐주어 바보로 살았고
가을은 겉과 영혼을 그리며
천재화가로 있다
자연이 그린 가을수채화
천의 얼굴이다
천의 영혼 속이다
격렬히 파도치다
미친 듯이 처용가 부르고
해탈가 부르고
오도송 춘앵전 만발하는
우리 가을 수채화
수채화 영혼 속으로
들과 산 무너졌다
고흐가 다시 눈을 떴다
맹인이 눈을 떴다
작년에 얻은 가장 큰 수확
숨은벽 계곡 단풍과 시 한 편
뒤돌아 봐도 멋지다
잊을 수 없다
자연이 낳고
빚은 수채화
바람과 같이 스쳐간 한 폭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