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글/좋은 글

새해에는 연꽃을 닮아가자

kk고상 2014. 12. 30. 18:39

 

 

제76소시집

 

연꽃

 

 一餘  고 상 원

 

 

연꽃은 거지 왕이다

 

쓰레기 국물 다 마시고

 

쇳물 똥물까지 다 마시는

 

 

다 마시고 다 자라면

 

사람의 피와 살이 되기 위해

 

먹는 뿌리가 되고

 

잎이 되고 줄기가 되고

 

천년 씨앗이 되어

 

살신성인하는 괴물이다

 

 

추우면 춥다하고

 

더우면 덥다하고

 

툭하면

 

치사한 세상이라고

 

무서운 세상이라고

 

어두운 세상이라고

 

벌벌 떨며 살아가는데

 

 

연꽃은 거지와 천사를 오고가는

 

왕 중 왕이다

 

쓰레기 물을 먹고도

 

곱고 맑은 웃음 잃지 않고

 

신비한 먹을거리 되어

 

신도 부러워하는

 

무서운 미치광이다

 

 

새해에는

 

조금이라도

 

불가능한 연꽃을 닮아 보자

 

마음속이라도

 

 

 

 

 

 

 

 

 

 

 

 

 

 

 

 

 

 

 

 

 

 

 

 

 

 

 

 

 

 

 

 

 

동네 운용 동백꽃 찻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