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월은 베풀기 시작하는 달이다 나무 고상원 하늘이나 바다나 설악 계곡이나 한마음으로 베풀기 시작하는 달이다 오냐, 고맙다 물난리 때 뒤에 숨어 있었는데 제 때에 다 열려 있으니 눈물이 난다 높고 맑고 푸르게 양심과 땀이 주렁주렁 열리는 구시월이다 사랑스럽게 익은 빨강 석류를 보라 내 등을 두드리며 함박 웃는 당당한 모습이다 자유를 쟁취한 노예들 합창이 햇살 반주에 반짝인다 구시월은 반야*의 열매로 미래의 소담물*이 되리라 등에 손자를 업고 황금들 누비시던 할머니 그리운 달이다 *해탈 속 지혜 *소원을 담은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