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갖는다 37
고 상
멀리 산정호수 뒤편인가
명성산 정상에
흰눈 보러
고향 애들이 속속
가부좌 틀고 모여있다
코딱지 듬성듬성 묻힌 채
팽이치기 딱지치기 하며
눈밭에서 웅성거리는 소리
고석정의 임거정 울음소리와 함께
훤히 들리는 듯
얼은 귀 간지롭다
파아란 하늘아래
산 정상 눈밭에 차려놓은
먼 고향 생각 하다보니
고향쪽으로 가는 줄 알고
흰 산이 시원히 잘 달린다
눈 뜨고 눈 감은 풍경에
질긴 향수 달려와
토끼몰이 소리 들린다
흰 산이 고향 애들로 들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