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바 라 기
고 상 원
해의 광체가 어슴푸레해도
해바라기는 해만 바라보고 있지요
해의 광체가 없어도
해바라기는 해만 사랑하고 있지요
비바람이 쳐도 해바라기는 똑바로 서있지요
어두어도 해바라기는 밝음 이지요
비가 와도 해바라기는 맑음 이지요
천둥번개 쳐도 해바라기는 웃음 이지요
해바라기는 해의 사랑 다받고
머리를 숙이지요
골몰히 해와 땅의 이치 깨닫고
씨를 받지요
씨 속에 해와 달이 수많이 떠있지요
할머니 얼굴도 떠있지요
해바라기는 강 건너가는 달빛 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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