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다도라지 심기 /시와 산

동학사에서 갑사까지

kk고상 2007. 9. 2. 12:56

                               

                                                                        

 

공주로 가는 길

                                                   고 상 원

미끄러지듯 가는 초가을

역류하듯 무더운 한낮

공주 들녘은

갈 길을 그대로 가고 있다

 

알알이 그리움 익는

벼이삭 그림자 물결치는데

손자 손 잡고 들녘 누비고자

그리운 할머니 내려오신다

 

비 안 오면 할머니 속 타고

병 들으면 아저씨 속 멍들었는데

벼도 어른이 다 되었는지

스스로 잘 뛰어넘어 대견하다

 

그리운 할머니 기름진 사랑으로

사랑과 평화 영그는  들녘 마주하며

공주로 가는 길

밤송이 마다 모처럼 웃음보 터트리고 있다

큰비 얻어맞은 아픔 잊은 채

 

 

*벼가 익어 가는 계절은 설렌다

마음의 구름 거두고 설렌다

더워서 움추리고 장맛비에 꼼짝 못했는데

어느새 벼는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고 우뚝 서있다

부끄럽고 부럽다

세월이 갈수록 할 일 못해서 안달인 나는 어찌할까

 

 

 

 

 

 

 

 

 

 

 계룡산 종주하기로 맘 먹고 동학사에 첫발을 디뎠다

암자와 절이 압도했다

앞으로 5시간을 더위와 모기 말매미와 씨름하면서

즐거운 산행을 하면 갑사가 날 기꺼이 맞이하리라

 

 

 

 

은선폭포 못가서 신비한 버섯을 보았다

자연의 신비이자  생명의 신비함에 넋이 나갔다

2시간  여 걸어 관음봉 입구까지 갔다

이젠 지루한 하산길이지만

초행이라 두렵지만 즐거웠다

찬물에 발가벗은 몸 잠간 맡겼다

새끼도롱뇽과 약사여래 반갑다

 

 어제 보았던 갑사 포근하고 깊은 맛이 있었다

또 내 시집을 보고  더없이 반가왔다

 

  하산주 하면서

나를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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