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다도라지 심기 /시와 산

속리산 속으로

kk고상 2007. 9. 10. 10:47

 

 

 

 

 

 

 

 약 1500년 된 마애불과 지장보살이 아직도 살아있다

3000명 분 밥그릇이 날 질리게했다

 

지지난 주 속리산을 종주했다

2박 3일 동안 천상낙원인 속리산을 품고 다녔다

잠간 비 멈춘 하루는 속을 다 비우고 나를 덮쳤다

금강소나무를 주춧돌 삼아  딱총나무 까치박달 대패집나무 층층나무 서어나무 드릅나무 느릅나무 작살나무 노린재나무 노감주나무 비목 쇠물푸레나무 산딸나무

고추나무 따위의 신선한 만남 잊을 수 없다

철철 넘치는 계곡 물소리 아직도 귓전을 울린다

 

                           가을 속으로

                                            고 상 원

 

금강산도 못갔는데

곡식 익어가는 얼굴만 보러가고 싶다

백두산도 못갔는데

가을 색깔 보러 들판만 가고 싶다

 

익어가는 가을보다 더 좋은 꽃은 없다

머리 숙인 곡식보다 더 아름다운 꽃은 없다

결실보다 더 빛나는 별은 없다

가을보다 더 빛나는 햇살은 없다

 

모든 곡식이 머리 숙여 감사해 한다

머리 숙여 익는 가을은 아름답다

사람이니까 머리 숙여 익지 못해 슬프다

사람이니까 머리 숙이면 죄인이라 슬프다

 

논바닥 어둠의 길 휘젓는 우렁이가 부럽다

가을잎새 베어 물며 날뛰는 메뚜기가 부럽다

바람난 나를 받아줄 가을 없어 슬프다

넘치는 가을에 밥 한 끼 공짜로 먹을 수 없어 슬프다

들보다 산이 빛나지 못해 슬프다

 

 

 

 

 

 

 

 

 

 

 

생전 처음 두꺼비와의 만남

가슴이 두근거렸다

문장대 정상은 사방의 백두대간 정기를 품고있었다

 

 

 

 

 

 문장대 오르기 전 도라지 10포기 심었다

부디 손 안타고 내년엔 꽃 피어라

천왕봉 가는 능선은 쉽고도 재미있었다

조릿대들 죽 길을 내줬고

한시간 반 정도 걷는 동안

봉우리 하나하나 뽑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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