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는 시선/자연나라

밤비

kk고상 2009. 7. 15. 07:52

 

 

                                             멍청이 비를 맞다

                                                                       逸 麗

 

 

 

 

어느 날 비가 그리웠다

푸른밤을 지켜주고

그리움을 지켜주고

첫사랑을 지켜주고

눈물을 가슴 깊이 지켜주는

비를 홀로 맞는다

비가 가슴으로 속삭인다

나를 잃는다

빗속에 묻힌 목소리

내 속삭임과 똑 닮은 빗소리

가슴으로 파고드는 흐느낌

맞으면 맞을수록 나를 허무는 힘이 낭만적이다

기쁨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기쁨이 흐르는 소리

눈물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눈물이 흐르는 소리

나를 씻어주는 비의 속삭임

멍청이 비를 맞으면 그대가 없어도

나와 가장 가까운 내가 있어 좋다

나를 잃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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