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겨울

kk고상 2010. 2. 11. 05:00

제33소시집

 

 

 

                                                      겨 울

 

 

 

다 떠나간 자리는 우리에게 뭘 남겼나?

메서운 바람이 살갗을 스칠 때 우린 움추러들며 뭘 바랬나?

空과 無를 파헤쳐보자

무수한 진리가 그속에 숨어 있다 

뜨거운 깨달음을 우린 한겨울에 들어야한다 

 

 

 

 

한 마리 짐승이 되어 겨울잠을 잔다

한그루 자작나무 되어 겨울잠을 잔다

잠을 잘 수 있을 때 겨울은 온다

배고파서, 울기 바빠서 어슬렁거릴 때

중이 되어 겨울잠을 잔다

소리지진을 피해 고요를 극복하고

불빛을 피해 어둠을 극복하고

그리움을 피해 사랑을 극복한다

차가운 외로움이 사정없이 때리는

한겨울은 따뜻한 어머니다

잠에 빠져 겨울숨소리 들어보면

무수한 진리가 흐른다

수많은 진리 속에서

한 가닥이라도 잡아야 겨울은 온다

눈이 내린다

하얀세상 아래에 평화 평등의 물이 흐른다

하얀세상에서 본래의 산이 시신을 기증한다

겨울은 시신을 기증한 할머니다

 

 *마추픽추 ~ 한마리 콘도르가 훨훨 날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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