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절 처마에서
부처 눈물이 똑, 똑
한 방울 씩
눈 덮인 언 땅에 보시하고
천지를 흔든다
혹독한 겨울에 희생과 화해 후
한 송이 노루귀에서 위대한 영웅을 얻고
한 떨기 춘란에서 섬세한 진리를 읽는다
봄맞이에 흔들려도 자기색깔 선명한
흔들리지 않는 의지의 노루귀 꽃 잡는다
흔들려도 자기색깔 만발한 산수유 꽃 잡는다
한파 속 화해와 희생을 치뤄야 분명한 빛깔을 맞는 봄
산이 겨울 기다리는 이유를 깨닫는다
얼음이 녹을수록 기꺼이
차디찬 물 받아먹는 초봄
화해와 희생의 고개 넘나드는 훌륭한 할머니다
할머니의 희생으로 피어나는
흔들려도 자기색깔 향기로운 야생화
할머니의 자랑스러운 손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