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는 시선/자연나라

활짝 개인 날

kk고상 2011. 8. 25. 02:47

 

제42소시집

 

활짝 개인 날에

 

                                           

                                         

벼가 자라는 줄 몰랐다

벼꽃이 피어 있는 줄 몰랐다

 벼가 익어가는 줄 몰랐다

고추가 익어가는 줄 몰랐다

 

 

폭우에 살아나기 바빴다

비만 오면 숨기 바빴다

 

 

활짝 개인 날

 

 

하늘이 도와주는 줄 알았다

곡식이 익어가는 줄 알았다

 

 

하늘 한 움큼 베어 물었다

바알갛게 익어가는

고추 한 움큼 베어 물었다

 

 

터졌다, 하늘과 땅

다시 신뢰가 터졌다

웬수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믿는 듯 꿈꾸는 듯

연못에서 솟아 올라

용이 된 고추잠자리

하늘 휘졌고 베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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