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소시집
꾀꼬리는 떠날 때 몸을 낮추다
오리나무가 폭풍우에 휘청거리고
뿌리 채 뽑혀 나가려할 때
꾀꼬리는 경허대사의 參禪曲 불렀다
침착히 參禪曲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봄바람 따라 미루나무는 취했고
꾀꼬리는 윤선도 五友歌 불렀다
발걸음은 바다를 밟고 출렁였다
새 생명 五友歌 따라불렀다
오곡이 익어가고 알밤이 터질듯 할 때
꾀꼬리는 소리 없이 떠났다
알알이 들려준 노래 눈에 선한데
도토리 산길에 가득하고 황금들 보일 때
함께 있어야할 자리에 풀매미 소리만 가득하다
꾀꼬리는 황금 옷 입은 신선이다
지금껏 들려준 노래는 空의 노래다
몸소 실천한 텅 비움의 울림
할머니 산소에서 아름답게 잘 들었다
욕망을 버리고 떠난 들을 수 없는 노래 듣는다
귀뚜라미로 환생했는지 밤마다 함께 있다
이제야 깨달은 空의 노래
때로는 강인하게 때로는 유연하게
부러질 듯 오리나무 가지에서 들었던 노래
운명 교향곡, 참선가, 五友歌 밤마다 듣는다
늦게 깨달은 깊고 맑은 空의 노래
살아 있는 경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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