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소시집
산을 갖는다• 77
ㅡ 사월의 마지막 날
울지마라
빌지마라
응어리를 묻지마라
사월의 마지막 날
산은 다 내려놓는다
연초록 터트리며
산철쭉으로 연등 달고
도둑에게도 원하는 대로 다 준다
죄인에게도 원하는 대로 다 준다
선악을 가리지 않고 다 준다
칼날을 세우지마라
할머니 열린 가슴으로 다 준다
연초록 치마 휘날리며
숲 속에는 은하수가 떠있다
천상의 낙원인데
필요한 게 없다
천상의 화원인데
부러운 게 없다
천상의 나눔장터인데
원하는 게 없다
봄마다 산이 방생할 때
산을 하늘이라 부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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