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소시집
다 주련다
고 상
처녀치마꽃이 피어나
치마까지 벗어던지는 날
다 주련다
한줌의 슬픔까지도
한 방울 넋까지도
다 주련다
다 주어야 알뜰한 씨가 되고
열매 맺지 않는냐
눈 꼭 감고 주련다
바람에게 하늘에게
그것이 조건 없는 사랑 아니냐
다 준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
헌신한다는 것
그래야 새 생명 잉태하는 것 아니냐
다 주련다
무조건 주련다
인연 따라 구석구석에서 환생축제 열리면
서서히 바빠지다 넋 나간 채
하늘이 열리고
만물이 소생할 것이다
살뜰히
조용히
다 주련다
또 인생의 첫출발이 돌아왔으니
다 주련다
살신성인(
그것이 참인생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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