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소시집
승무
고상
절 마당에서 바다를 가르다
캄캄한 수심에서
은빛갈치가 별똥별 되어
범고래가 솟구치다
바다의 수심 뱉어내려
수심의 수심 지우려고
바다를 벗어나 비상
하얀 고깔 쓰고
하얀 버선발로
바다를 걷는 듯
강을 건너가는 듯
땅을 누비는 듯
사뿐 사뿐
바람 같이
물 흐르듯 살라는
나옹선사 춤이다
원효대사 무애 춤이다
벚꽃이 훨훨 휘날릴 때
살구꽃이 수줍게 발정하여
걸레스님 미친듯 어깨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