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번개가 무등을 태우다
一餘 고상
애초롬 그리웠던
1억7천살 드신
백운 할배 등에 업혔다
인수 할매 젖을 빨았다
뜨거운 한결 맥박 듣고 하산
만남의 축포인지
천둥번개가 무등을 태우다
서럽게 내리는 가을 빗줄기
배낭과 온몸을 적시다
구석구석 세속의 떼
말끔이 씼는 줄 알고
절로 도선사 청담스님 곁으로 발길 돌리다
스님 동상은 스쳐가고
비는 그쳤다
동쪽나라에서 해가 가는 서쪽나라 방향으로
드디어 귀가다
며칠후
깨달았다
왜 淸潭인지
청담스님*이 준 고행의 선물이다
오랜 천둥번개와 굵은 빗줄기는 스님의 시험이었다
청담별은 삼각산 산신령이다
물봉선꽃이다
청담별 산신령 뜻 따라
가을 마음 시작이다
맑고 높고 푸르게
꿋꿋하게
올바르게
*왜색불교를 퇴치하고 한국불교를 재건하신 한국불교의 거목이자 도인
1902년 태어나 1971년 입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