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는 시선/뜻시

폐품 그 사내

kk고상 2016. 8. 15. 18:03

 

 

폐품 그 사내

 

    고상원

 

폐품이 될 뻔했던

그 사내

폐품을 가득 실고

동네 산책로를

머리 숙이고

새벽마다

손수레 끌고 나선다


새벽 미소에 시름 벗고

쓸쓸한 벽 박차고

검정더벅머리와 구슬땀

그을린 얼굴로

천리 수행 길 나서는


거룩하다

순례자다


앞만 보고 가는

입 다물고

등 굽으며 가는


폐품을 사랑하는 그 사내

예수다


법 없이도 살아가는

순수덩어리 보석







[살며 사랑하며-김세원] 손수레, 그리고 한 끼의 밥 기사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