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고상원
평행선 철길 옆에서
개골개골 맹꽁맹꽁 큰소리치는 이유를
민들레와 함께 이제야 알겠다
사기 치는 자와 멍청이가 나란히 있어도
사기 칠 수 없다
평행선이다
맘 놓고 개골개골 맹꽁맹꽁 노래하는
평화로운 철길이다
시원하다
꿈만 서려 있어 뿌듯하다
달맞이꽃이 철길 따라 가다
남남북녀 상봉할 것이다
냉이 꽃이 가족과 상봉할 것이다
말보다 침묵하는 평행선은
진실을 낳고
가족을 낳고
사랑을 낳다
싸우지 않고 속이지 않고 충돌 없이
신의주. 만주. 할빈까지 갈듯하다
뿌듯한 꿈꾸고자
들국화 한 송이와 눈 맞춤하고
철길 옆 벤치에 눕다
*
평행선이라는 한편의 시에 소설 한권 분량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것이 시다
계절이 있고
사회 정의가 있고
은유와 서정이 있고
통일의 그리움이 있고
한겨레 소통이 있고
철학이 있고....
경의선 철길 옆으로 이사온지
20여년 이제야 철길 평행선에 눈을 뜨고
주 1회 쯤 전동차 타고
문산까지 드라이브 다녀온다
앞으론 도라산도 자주 다녀올 것이다
뭘 구경하고 영감을 받을지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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