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갖는다 108
~겨울산
고상원
텅텅 아깝지 않게
겨울이 돼서야
다 비웠다, 산은
텅 빈 바위에
살포시 눈이 내려와
자리를 차지하다
연인처럼
바위가 따뜻해지다
열애 중이다
순백으로
진실로
기다렸다는 듯
뜨겁게 타오르다
하늘에선 까마귀가
멋진 그림이라고
아우성이다
가지마다
나무마다
숲마다
산마다
능선마다
한국적 그림을 그리고
한국적 필체를 쓰고
한국적 순백 사랑하고
텅빈 겨울에 볼 수 있는
침묵 속에 것들
겨울에는 텅비어 보자
묵언해보자
온몸을 텅비어보자
하얀 눈이 내려오면 순백의 사랑해보자
하늘이 온몸에 그린
순백의 진리 그림을 구경해보자
멋지게 온몸에 쓴
순백의 진실 필체를 맛보자
평생에 한 번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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