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는 시선/자연나라

링링 태풍을 거치고

kk고상 2019. 9. 10. 12:32

링링 태풍을 거치고

  나무 고상원


나무를 뽑아 버리고
지붕을 날려버리고
생채기까지
해꼬지까지

할 것 다하고
배.사과.복숭아 날려보내
심까지 상하게 했다
순간
바람이 일면 무서웠다
바람끼리 싸우다
바람끼리 힘을 합쳐
몽둥이질.싸대기질.매질.발길질하여
누구도 말리지 못하고
강하던 약하던 당했다
올해는 잘 익혀
맛있게 먹으려했던 대봉감도
우수수 떨어졌다
산책로에 서있던 잣나무도
가끔 뿌리채 뽑혔다
지붕 덮은 고무도
가끔 벗겨져 떨어졌다
유리창 타고 당당했던
능소화 한줄기도 떨어져나갔다

버티다 간 자연나라 님들

극락왕생하시라
당당히 버티고 살아난
백일홍.도라지꽃이 너무 반갑다

너무 고맙다

태풍에 살아나

쓸어지지 않고 함박 웃는
해바라기와 꽃이 자랑스럽다

해바라기가 이 나라의 지도자라면 좋겠다


*자연나라 벗님들  기쁜 추석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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