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겨울잠

kk고상 2009. 7. 28. 09:13

 

 가끔 산길마다 도라지 들국화를 심는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

 

한여름에 난이 꽃을 피웠네

자그마치 3개의 분에서 벌떡 향을 피우고

더위를 쫒는다

 

 

 

                                                          겨울잠

                                                                           一餘 고 상 원

 

 

 

수많은 나무가 겨울잠을 자지만

자작나무는 흰 살점이 떨어져나가고

왜소한 팔 다리가 잘려 나간 채

혹독한 겨울잠을 치룬다

금강경 한 올 한 올 벗기며

자신을 버린다

때때로 흰 수염 펄럭이며

달빛에 묻어 지새다

동해바다 일출에 빠진다

겨울바람 안고

시베리아 언덕을 찾아 간다

부처마을 언덕이다

시베리아 혹한에 떨며

無碍*를 깨닫는다

자작나무 숲은 무애마을이다

 

 

* 원효의 무애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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