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억새꽃

kk고상 2009. 10. 11. 05:46

 

 

 

자연을 노래하는 민족 시인입니다

 

제32소시집

                                                  억새꽃

 

 

 

 

 

 

억새꽃 파도치는 앞에서

바보라고 소리쳐라

가난뱅이라고 소리쳐라

외톨이라고 소리쳐라

바닷가에서

강가에서

정상에서

달빛 먹고 햇살과 연애질하여

눈부시게 유혹하는 은빛 축제는

척박한 곳에서 자란 외로운 이들이 장가가는 날이다

바보온달이 장가가는 날이다

평강공주가 바보온달에게 순결 바치는 날이다

부처가 머리 숙여

가난뱅이에게 無心을 베푸는 날이다

머나 먼 강과 산이 외톨이를 포옹하는 날이다

불심 가득 찬 이차돈이

순결한 하얀 피를 뿌리는 날이다

백의민족이 천지에 모여 만세 합창하는 날이다

황홀한 無心이 파도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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