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소시집
구름표범나비 한 마리 가출하다
逸麗 고 싱 원
천당에서 내려와 갇힌
구름표범나비 한 마리 하얀 세상으로
전동차에서 가출한다
문산역은 영하 23도
전동차 문 열리자마자
동사할 줄 모르고 훨훨 가출한다
하얗게 들뜬 세상을
달리는 창밖으로 바라보며
나비의 죽음을 예상한다
나비가 죽으러 간다고 여러 번 소릴 지를 때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아무도 매서한 추위에 나비의 존재 믿을 수 없다
천국처럼 꿈속에서 살고 있는
구름표범나비 한 마리
내안에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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