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우이령 고개

kk고상 2010. 3. 15. 03:39

 

제34소시집

                                                      우이령고개

 

 

왕모래 밟는 소리 좋다

잔설 밟는 소리 좋다

질퍼덕거리는 소리 좋다

아스팔트 흙먼지 훨훨 털려가는 소리 좋다

매운바람 맞고 풍년 꽃 맺히니 좋다

버들 꽃 웃음소리 좋다

고개 넘지 못한 채 되돌아오는 바람과

앞뒤 안보고 달려가는 바람이

피 터지게 싸우며 헐뜯는 소리 시원하다

싸우는 순간 잠잠하니 화해하여 좋다

밝은 물소리와 반가운 새소리에 뜨거운 피

철철 흐르니 좋다

정리 못한 무거운 짐

물살 타고 잘 내려가니 좋다

겨우내 다물었던 입 열고

맑게 할 말 다하는 물소리 시원하니 좋다

우이령고개 넘나들었던 봇짐장사 생각하니 좋다

오형제봉이 산적이라 생각하니 좋다

오봉에 다 털리고 가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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