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소시집
봄은 왔는데
逸麗 고 상 원
봄은 왔는데 눈이 내려 햇살처럼 들떠 있습니다
봄은 왔는데 축복이 내려 첫눈처럼 들떠 있습니다
평등 평화의 눈꽃 세상 다시 보니 눈물이 납니다
경칩이 지나 꽃씨 뿌리고 인삼 감자 심고
그저 열심히 일하려 햇습니다
갈등을 삼키며 그저 열심히 일하려 했습니다
자연을 섬기며 뒤 돌아보지 않고
그저 열심히 일하려 했습니다
눈꽃과 매화꽃이 첫눈에 열애 중입니다
볍씨 뿌리고 감자 심어야 하는데
경칩이 지나 농부는 우울합니다
때를 놓치면 한 해를 놓치기 때문에
농부는 울고 싶습니다
때 지나면 눈꽃이 반갑지 않아
농부는 서럽습니다
허기진 새들도 우울합니다
겨우내 손 놓고 살아
살구꽃 피기 전에
바쁘게 살고 싶은데
봄 소매 잡고 울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