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려 시 50선

서울역

kk고상 2010. 3. 30. 07:45

 

 

제34소시집

                                                    서울역

서울역 빈 다리에서

얼굴 없이 햇볕 붙들고 사는

쓸쓸한 사람들아

 

무거운 근심걱정 내려놓고

쉽게 웃으며 떠나라

동서남북으로 다들 웃으며 떠나는데

한 줌 햇살 잡으면 무엇 하나

 

밤에 캄캄한 허공 붙들고

신음하면 무엇 하나

무거운 짐 햇볕에 적당히 말리고

홑몸으로 가볍게 떠나라

 

비에 젖고 추위에 얼면

생각이 무거워지니

홑몸으로 쉽게 떠나라

서울역에 한이 쌓이면

다들 웃으며 떠날 수 없다

 

얼굴 없는 입 다문 사람들아

쉽게 웃으며 떠나라

봄에 씨 뿌릴 때

봄바람 타고 웃으며 떠나라

*강화도 고려산 백련사의 흰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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