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실개천 길은 벚꽃 길이다
제35소시집
4 월
逸 麗 고 상 원
꽃들의 눈망울 앞에서
어른아, 아기 되어 아장아장 걸어라
어른아, 아기 눈망울 되어
초롱초롱 뛰어라
피가 끓고 어지러워도
살아가기 힘들어도
4월의 아기 되어
눈을 뜨고 뛰어라
어른이 아기로 사는 4월
거지가 사라졌구나
늙은이가 사라졌구나
살아 있음에 고마워
피가 끓고 솟구쳐도
4월은 아기 눈망울로 살아라
질투하는 바람도 구름도
아기 눈망울로 살아라
제35소시집
벚꽃놀이
逸 麗
고요한 아침햇살 따라
벚에 물들어
눈을 감았다
입을 닫았다
귀를 막았다
벚이 바람에 휘날려
손잡으러 발버둥 칠 때도
벚에 취해
눈을 꼬오옥 감았다
입을 꼬오옥 닫았다
귀를 꼬오옥 막았다
잠간 세월에
늙어버린 할아버지 할머니들 앞에
같은 나이 인데
비극이다
'일려 시 50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속의 가을하늘 (0) | 2010.05.28 |
---|---|
오월의 숲은 진실이 흐르는 행복의 바다다 (0) | 2010.05.23 |
비들기의 사랑 (0) | 2010.04.15 |
봄마다 나는 미친다 (0) | 2010.04.12 |
서울역 (0) | 2010.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