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프르나 베이스 캠프에서
제36소시집
달끝마을에서 띄우는 편지
엠피소리로 노래 듣고 휴대폰 만지작거리고
전파 쏴대며 자동차 몰며 너무 잘 사는구나
너와 나 사이 방금 전까지 따뜻했는데
너무 식어 아주 먼 얘기처럼 들리는구나
나를 추월해 우주정거장 만들어
더 높고 먼 곳을 향하여 잘 다니는구나
그 때 그 추억 잊지 말면
나를 통 채로 삼켜도 이해한다
밤낮으로 쏴대는 전파태풍과 매스꺼운 매연이
코앞까지 와 들락날락하는구나
점점 어지럽고 울렁거리니
강강수월래나 가끔 들려다오
날 통 째로 삼켜도 좋으니 계속 들려다오
꽃보다 아름다운 불빛이 빛나는 밤이구나
밤마다 가장 아름다운 우주의 꽃 피우는 너희들 대단하구나
땅이 쩍쩍 갈라지고
마추피추를
거꾸로 본 모습, 인디오추장 코와 입이 또렸이...
큰 산보다 큰 빙하가 떠내려가도
산이 목말라 울부짖어도
너희들 밤문화는 점점 황홀하구나
우울증 걸리기 전에 너희들 산과 땅은 내게 맡겨라
달빛 묻고 달노래 들려주며
달빛 닮은 나무와 도라지 심게 내게 맡겨라
호수에 내 얼굴 나타나면 통째로 삼켜라
너희들 무표정한 울음과 웃음 생기기 전에
2010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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