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소시집
귀뚜라미가 밤마다 理致를 낭송하다
가을이 열리는 밤
무더운 창가에서
귀뚜라미가 理致를 시원하게 낭송한다
때로는 피아노가 맑은 물방울 튕기는 소리로
때로는 바이올린이 회로애락 울리는 소리로
때로는 사물놀이가 신명난 세상 여는 소리로
이른 새벽 단잠을 깨우는 낭송을 한다
일어나라
걸어라
뛰어라
달려라, 달려라
단순한 理致가 귓가에 맴돈다
새벽을 여는 理致를 낭송 한다
결실을 맞이하는 悟道頌이다
광개토대왕이 정벌한 땅을 누비는 三足烏 울음이다
결실의 정상에 다다르면 잘 하산하라는 웃음소리다
하루를 여는 호박꽃 피는 소리다
*三足烏 ; 고구려 국조
안나프르나 푼힐 전망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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