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소시집
그 여인
사랑하기에
사경 헤매는 아버지를 사랑하기에
맏이로서 가족을 사랑하기에
사랑을 받고 사랑을 할 나이에
순대국밥 집 세운 그 여인
머리고기와 막걸리 한 상 받을 때마다
회생을 넘나드는 그녀에게 난 사랑에 빠졌다
여린 손이 고기를 자를 때마다 뜨거운 눈물 삼켰다
그 여인은 아이가 있는 것처럼
사진 걸어놓고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
순대국물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때
가족을 위한 회생, 사랑이 되어 울었다
그 여인의 따뜻한 회생의 국물
할아버지 할머니도 눈물겹게 마셨고 삼켰다
그 여인은 일류요리사는 아니다
사랑하기에
뜨거운 국물
가족을 사랑하기에
따뜻한 국물이다
회생과 사랑을 잘 섞는 자랑스러운 그 여인
내일 시집간다고 차가운 하늘이 들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