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연나라 갤러리/시와 사진

그 노숙자

kk고상 2010. 12. 16. 09:54

제37소시집

그 노숙자

 

 

 

 

 

서울역 지하칸에서 해탈한 그 노숙자

우리동네 산책로까지 내려와

두려움 없이 자유 누리고

참매미와 낮잠을 즐기는 그 익은 젊은 이

어는 날 시립도서관까지 내려와

속 깊이 채우려 책을 열심히 먹는다

한 여름인데 긴 점퍼 입고

속이 깊어 속 안보여주는 그 노숙자

무서운 어둠과 매서운 이웃 이기고

훨훨 날아다니는 그 노숙자

신선한 자유 함박 마시며 우뚝 서있다

잠자리와 양식이 저 멀리 달아나 있어도

도서관으로 산으로 벌판으로 우뚝 서있다

무더위와 강추위에 시달리며 떨고 있는 우리네 삶

자유가 있어도 자유를 즐기지 못하고

진리를 손안에 두고도 깨닫지 못한 채

눈앞 현란한 불빛에 속으며 살고 있다며

느티나무에서 말매미가 소리소리 내지르고 있다

 

 

 

2010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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